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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 Korea Solutions Architect 채용 절차 후기카테고리 없음 2025. 2. 16. 15:38
약 반 년간 진행되었던 AWS Korea Solutions Architect 직무의 채용 절차에 대해 후기를 남겨보려 한다.
서류 전형
채용 공고를 확인한 후 영문으로 이력서를 작성하였고, 제출한 후 약 일주일 후 서류 합격 결과를 통보받았다. 영문 이력서는 템플릿을 여럿 찾아본 후 가장 심플하고 플랫한 양식으로 작성하였다. Summary, Education, Experiences, Skills, Miscellaneous 항목으로 나뉜 이력서에 학부생 시절 했던 다양한 경험들을 간추려 기입했다.
Online Assessment
이후에는 간단한 Online Assessment를 진행하였다. 내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약간은 mbti 같은 검사를 진행하였고, 선택한 분야의 객관식 테크 질문들에 응답한 후 일할 때 주어질 법한 상황들에서 어떻게 대처할 지 객관식으로 고르는 검사를 진행하였다. 테크 질문들의 난이도는 생각보다 높았고, Work Ethic을 평가하는 질문들은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OA에서 떨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평가를 마쳤고, 결과는 합격. OA에 대한 결과는 상당히 빨리 나왔다.
Phone Screening(Technical Interview)
OA 이후에는 지원자의 기술적 역량을 알아보기 위한 PS가 마련되어 있었다. 클라우드 업계의 패권을 쥐고 있는 AWS답게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스토리지, 운영체제 등의 분야에 대한 질문들이 주를 이루었다.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는 구글링을 통해 면접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얻었고, LinkedIn에서 해당 부서에 재직 중이신 현직자분들께 용기를 내어 메세지를 보내 자문을 구하였다. 추석 연휴가 끼어서 면접일이 꽤 늦게 잡혔는데, 준비하는 기간 동안 정말 치열하게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에 들기 전까지 침대에서, 학교에서,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심지어는 걸어다니는 중에도 궁금했던 기술에 대해 설명해주는 유튜브 영상을 놓지 않았다. 학교 다닐 때 열심히 들었던 전공과목의 내용들이 머리 속에서 산재해 있다가, 2-3주 정도 몰두해서 공부하고 난 후에는 큰 얼개를 형성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노션에 면접에서 나올만한 문항들을 직접 다 작성하고, 답변에 들어가야 할 핵심 키워드들을 토글로 작성했다. 인쇄해서 내용을 확인했더니 30페이지는 되었던 기억이 난다. 모든 지원자가 이렇게까지 준비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면접을 준비한 결과 학습 효과도 굉장히 좋았을 뿐더러 그 때의 몰입감을 되살리기 위해 이렇게 기록한다.
면접 직전에는 친구들에게 모의면접을 부탁하였고, 모의면접은 3회 진행하였다. 첫 번째 모의면접은 절망적이었다. 분명히 아는 내용인데도 설명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3일 남짓 남은 시점에서 머리 속에 있는 지식 계층을 설명에 최적화된 형태로 재정렬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면접 전날의 마지막 모의면접에서는 이전보다는 훨씬 나았지만,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 당일 오전에는 차분하게 노션에 정리했던 내용들을 읽어보며 막상 면접이 시작되면 잘 할 것이라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였다.
면접은 AWS Chime이라는 자체 영상회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진행되었다. 면접관님은 AWS Korea에서 약 3년 넘게 근무하신 SA 분이셨고, 면접이 시작될 때부터 지원자를 안심시켜주려는 말씀들(모르는 것이 있더라도 편하게 말씀해달라는 등)을 해 주셨다. 표정과 말투 등에서부터 따뜻하게 대해 주신다기보다는, 지원자를 압도하려는 느낌이 전혀 없음을 알려주신 채 면접이 시작되었다. 기술 면접의 문항에 대해서는 회사에 대한 존중으로 다루지 않겠지만, 앞서 언급했듯 AWS에서 일할 때 실질적으로 필요할 법한 분야들에 대한 질문들이 주를 이루었다. 걱정과 달리 80퍼센트 이상의 질문에 대해 만족스럽게 답변할 수 있었고,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망설이지 않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미처 공부하지 못했습니다." 라고 말씀드렸다.
60분으로 예정돼있던 인터뷰는 약 70분간 진행되었다. 내가 설명드리고 싶은 내용이 많아서 조금 장황한 설명을 많이 드렸고, 너무 감사하게도 면접관님께서는 답변을 끊지 않고 다 들어주셨다. 면접이 마무리된 후에는 피드백을 요청드렸다. '설명이 조금 길어지는 부분을 잘 다듬는 연습을 조금 하시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설명하려는 열의가 보여 좋았다'는 피드백을 주셨다.
바로 다음 날 PS에 대한 결과 메일이 왔다. 합격. 이후에는 Loop Interview에 대한 일정을 잡는 메일이 추가로 왔다.
Loop Interview(Leadership Principles)
10월 초에 Loop Interview에 대한 일정이 잡혔다. Loop Interview는 4명의 면접관이 1시간씩 진행하며, AWS의 대쪽같은 LP를 기준으로 지원자가 얼마나 회사에 적합한 지 알아보는 면접이다. 이 때부터 채용 절차가 순탄치 않게 흘러갔다. 네 번의 면접 중 첫 면접에서, 모종의 이유로 준비해야 할 자료에 대한 공지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면접관님께서는 리스케줄링을 요청해주신다고 하셨고, 두 번째 면접만 진행한 후 다음 면접 일정을 기다리게 되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10, 11, 12월은 매우 바쁜 기간이었다. 졸업과제와 진행하던 부트캠프의 프로젝트를 마무리해야 했으며, 이후에는 평소에 취득하고 싶었던 aws SAA-C03 자격증을 따야 했기 때문이다. 12월 말부터 다시 aws에 면접 일정 문의 메일을 넣었고, 1월 초에 다시 면접 일정이 잡혔다.
다시 잡힌 면접 일정은 이전과 같이 양일에 걸쳐 진행되었다. 첫 날 진행했던 면접의 첫 번째 면접관님과 두 번째 면접관 님은 SA와 종종 함께 일하는 부서의 직원분들이셨다. 이해관계자들도 면접관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얘기가 이런 거였구나 하며 면접을 진행하였고, 이력서에 기재했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LP에 관한 질문들을 많이 던져주셨다. 다음 날 진행했던 면접에서는 10월에 이미 면접을 봐주셨던 면접관님들이(두 분 다 SA셨다) 다시 들어와주셨다. 그리고 당황스럽게도... 마지막 면접에서 이전에 누락된 공지가 다시금 누락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면접관님께서 굉장히 미안해하셨다. 미국 본사와 한국 지사의 채용 담당자, 면접관 등 많은 인원의 의사가 전달돼야 하는 절차이니만큼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이해했지만, 또 며칠 간 면접이 미루어진다는 생각에 나도 조금 의지가 꺾이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여 발표 자료를 준비하였고, 1월 중순에 최최종 면접을 보게 된다.
그렇게 연기된 마지막 면접은 상당히 아쉬웠다. 발표 자료에 치중한 나머지 내용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했고, 지금까지 앱 프론트엔드 쪽만 공부했던 나에게 인프라/아키텍처 관련 지식은 많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발표 자료를 잘못된 방향으로 준비했고, Role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부족하다는 냉정한 피드백을 들으며 면접이 종료되었다. 이후에는 하필 또 설 연휴가 끼어서 발표까지도 2-3주가 걸렸다.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전에 없던 긴 휴식을 취하며 많은 책을 읽고 나의 미래에 대해 생각했다. 2월 초에 온 메일에 적힌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많이 아쉬웠지만 이내 추스리고 앞으로의 학습 계획을 잡기 시작했다. 다시 돌이켜보면, 늘어지는 채용 일정에 나도 많이 지쳐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치 않고 철저히 준비했어야 한다는 생각과, 클라우드 분야의 일을 하고 싶다고 하기엔 인프라에 관련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접 간단한 웹서버의 백엔드를 구현하고, 데이터베이스와 연결하고, AWS 서비스를 이용해보고 아키텍처를 구상하며 깊이 있게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는 하나의 간단한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이전에 했던 부트캠프에서 어깨너머로 백엔드 팀이 하는 일들을 지켜본 것들을 따라해보고 있다. ERD와 API 명세를 작성하고, 데이터베이스를 선택하고, 스키마를 짜고 있다. 직접 해 보니 역시 쉬운 일이 없지만 지금은 AWS 채용 절차에 처음 뛰어들었을 때처럼 설렌다. 아키텍처 자격증을 취득할 때 공부했던 많은 솔루션들을 내 프로젝트에 적용하는 상상을 매일 하고 있다. 서비스를 배포하고 유지보수를 하게 되는 그날까지 이 블로그에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하게 될 많은 고찰과 성찰을 기록하려 한다.